내돈내산, 댓가 없이 솔직하게
요즘 맛집이나 제품 리뷰를 검색하려고 하면, 분명 제목에 '내돈내산'이라고 써있어서 클릭했는데, 알고보니 소정의 수수료나 식사권을 받고 대가성으로 쓴 리뷰일때가 많아서 김이 팍 샐 때가 참 많다. 더군다나 그런 광고성문구는 꼭 글의 제~~~일 마지막에 쪼그맣게 써놓더라! 그런 글들을 볼때면 저렇게 제공자로부터 대가를 받은 기브앤테이크 관계에서 솔직하고 유용한 리뷰가 나올리 만무하기에, 그 글을 읽은 나의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지곤 한다. 필자는 단 돈 몇 푼 때문에 어떤 것에 대한 나의 즉각적인 생각과 신념을 표현하는 것을 일부라도 포기할 마음이 없다. 이 글 역시 내가 내 카드로 사서 내 맘대로 쓰는 제품 후기이다.
말도안되게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하다보면 심심찮게 수도관이 터진다.
평화롭던 일상 중에 관리실에서 인터폰이 오면 반사적으로 긴장하게 된다. 받아보면 어김없이 아랫집에서 물이 샌다는 소식이다. 부동산에 연락해 배관공을 연락처를 받고, 그 분과 점검 일정을 조율하고, 아랫집도 얼마나 난장판이 됐나 확인하러 다녀오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공사를 하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진이 빠진다. 공사는 또 쉬운 줄 아나. 천장을 뚫어서 문제 있는 배관을 찾고, 그 배관을 교체하는 일이라 큰 짐이 있다면 짐을 치워야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변에 먼지나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보양작업을 다 해줘야 한다. 일이 끝나고 나면 물걸레질 청소는 필수다. 벽지와 바닥과 가구에 묻은 먼지와 가루들을 걸레로 훔쳐내고 있노라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짓인가, 힘들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랫집은 또 어떤가, 운이 좋아 베란다라면, 중요한 물건이 마침 없었다면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페인트 칠 비용만 지출하면 된다. 그런데 가전제품이나 귀중품이 있는 방이라면? 망가진 물건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도배비용도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일 이백은 우습게 나간다. 일상배상책임의 급배수누출손해 특약이 필요한 순간이다. (나도 이 명칭까지 알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임대를 주고 있는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단순한 일상배상책임보험으로 보장 받을 수 없다.
대다수의 보험은 가입자가 직접 거주중일 때만 보상이 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에 새로 나온 일상배상책임보험의 임차인 누수 배상책임보험 특약에 가입한다면, 전체 배상액 중 일부라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가입하게 되었다. 오래된 아파트 단톡방에서 마침 다른 주민이 이런 보험도 있다며 연락처를 잠시 올렸는데, 그 연락처를 통해 설계사님께 연락드려 가입할 수 있었다. 마침 남편의 운전자 보험이 만료된 상태로 오랫동안 무보험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어, 남편 이름으로 1만원 짜리 KB 운전자 보험을 가입하면서 특약으로 임차인이 거주중인 집이라도 보장이 가능한 배상책임보험 특약을 추가해서 가입했다.
다만 배상 제외 항목이 있다.
누수 탐지 비용과 아랫집 보상비용(도배, 물건 배상 등)에 한해 보장이 되며, 자기부담금 50만원(상당히 크다)이 있기 때문에 그 만큼은 제 하고 배상이 된다. 실제 배관 파손에 따른 수리 비용이라던지, 세입자가 거주중인 집의 도배 비용 등은 배상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게 치면 뭐 그렇게 유용할까 싶지만서도, 혹여나 아랫집에 100인치 티비나 명품 가방등이 망가질 경우를 대비한다면 있어서 나쁘지 않은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보험이라는게 원래 만약을 대비하는 거니까.
다만, 일상배상책임보험은 일인당 한 개만 가입 가능하니, 기존에 다른 보험에서라도 가입된 일상배상책임보험 특약이 있다면, 먼저 해지하고 해당 특약을 가입해야 한다. 기존의 일상배상책임 보험은 대게 자기부담금이 20만원 정도일텐데, 상대적으로 자기부담금이 너무 많은것 아니냐 생각되겠지만, 가족 중 누군가가 가족 일상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그 걸로 온 가족이 저지른 문제가 다 커버 되기 때문에, 설계를 잘 짜면 걱정하지 않아도된다. 필자의 경우도 알게모르게 다른 보험에 해당 특약이 있어 문제 없이 남편의 기존 특약을 해지하고 이 특약으로 재가입 시켰다.
그냥 재건축이 빨리 진행되면 될 일이다.
답답스런 상황에 거주하는 사람, 임대주는 사람만 통장이 녹아난다. 필자도 거의 2-3년에 한 번씩 누수건으로 부동산의 연락을 받는다. 참 골고루 터지더라. 한 번은 안방, 한 번은 베란다, 등 등... 어이없는 공급 긴축 헛다리 정책만 펴지말고, 경제 논리에 순응하는 상식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재건축도 빨리 빨리 시켜주고, 신규 주택 공급도 무슨 희안한 정책 만들어 비틀지 말고 시장경제에 합당한 정직한방법으로 분양하면 될 일인데 말이다. 아무튼 임차 준 아파트의 누수 때문에 골머리라면, 해당 특약 보험을 고려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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