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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경기도서관 개관, 어서오세요!

by 참견하는 INTP 2025.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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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다리고기다리던 경기도서관이 개관했다.

그간 책을 빌려보기위해서 몸부림치던 처절함은 이제 그만.

그동안은 필자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인 푸른숲광교 도서관을 이용했었다. 푸른숲광교 도서관은 광교호수공원을 끼고 있어 경관이 좋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압도적인 좋은 도서관임에는 분명하지만, 대중교통 최악인 곳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서울은 집에서 멀더라도 대중교통이 촘촘하게 있어 어디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것이 두렵지 않으나, 이 곳 수원은 대중교통이 간헐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푸른숲광교 도서관처럼 외곽 지역에 닿을 수 있는 대중교통은 드물뿐더러, 있더라도 배차간격이 심하게 길어 시간 소요가 엄청났다. 이용하기 심히 불편했다. 자차로 이동하려고 해도, 주차장 도서관은 주차장 부지가 매우 좁아 턱없이 부족하며,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호수를 빙 돌아 가야하는 위치다보니 제법 긴 거리를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 트럭면허를 갖고 있긴 하지만 운전을 하지 않는 필자로서는 운전하는게 스트레스라서 자주 가고 싶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책나루 서비스라고 해서, 전산으로 원하는 도서를 예약하면, 지정한 무인도서함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 접근성이 안좋은 필자로서는 너무 고마운 서비스다. 다만 그 무인도서함이 경쟁이 치열해서, 갱신되는 시각에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하지만 그래도 "운이 좋아서" 몇 번 원하는 도서를 편하게 읽었으니 개인적으로 참 고맙게 생각하는 제도다. 물론, 책 상태를 알지 못하는 채로 책을 빌려보는 것이기에 기대와는 다른 책 상태를 보고 기겁해서 차마 읽지 못하고 고대로 반납함에 돌려드렸던 경험도 있다. 다들 독서에 엄청나게 열정적이신건지 책이 다 찢어져서 너덜거리고 페이지가 중간 중간 떨어져 나가 있는 상태였다. 종이가 노랗게 바랜건 구지 상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이렇게 수원에서의 독서 라이프를 힘겹게 이어가던 중,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 바로 지난 토요일 개관해서 떡하니 그 위용을 뽐내고 있으니 필자가 어찌 아니 기뻐할 수가 있겠는가! 참으로 고맙고, 가히 어서오시라 어서문을 여시라 환대함이 마땅할지어다. 

 

동네 사람들은 열람실이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듯 하다. 

학령기 자녀가 다닐 공짜 스터디카페가 아니라서 아쉬운 마음은 십분 이해하나, 주변에 독서실 많은데 돈내고 다니면 되는데 왜 그러나 싶다. 그간의 동네 도서관 이용경험을 돌이켜 보면, 학교 도서관도 아닌데, 자리마다 책 펴놓고 공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숨소리도 가려가면서 내쉬고 책장 넘기기도 가히 부담스러웠다. 카공족 마냥 새벽부터 자리를 선점해서 정작 필자는 책읽을 자리가 없어 서성이다 그냥 도서관을 나온 적이 정말 많았는데, 이 곳 경기 도서관은 그런 곳이 아니라서 너무 좋았다. 건물 자체가 "책" 에 대한 접근을 현대식으로 해석해서 복합문화공간 스타일로 컨셉을 잡고 만든 듯 하다. 보드게임, 게임기(플스5, 스위치 게임이 무려 무료!!!) 뿐만 아니라, 미술 전시, 강연, 휴식 공간을 넓게 뽑아내었고, 곳곳에 산개해서 자리잡고 책을 읽을 수 있게 여기저기 책장과 의자를 뿌려놓았다. 시간을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다. 실제로 개관일은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어서 이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고, 평일인 오늘 다시 방문해 보니, 역시나 예상대로 가족단위,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들려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혼자 방문한 팔자좋아보이는 성인들도 행복한 표정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기 도서관 관리자들이 혹시 이 글을 본다면 조용히 응원을 전하고 싶다.

목소리큰 몇몇 사람들이 인터넷상에 열람실을 내 놓으라며 불만을 쏟아내는 것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의 초심을 잘 이어가시길 바란다. (요즘은 참 작은일에도 부르르 크게 화내는 부정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새 책의 냄새가 너무 좋다. 

내가 제일 빌려보고 싶은 책은 이미 대출중이라 빌리지 못했지만, 다른 몇 권의 책은 내가 처음으로 보는것 같은 새 책의 컨디션이다. 기부니가 매우 좋다. 같은 내용이겠지만 더 열심히 읽고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다시 한 번 나는 운이 참 좋다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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