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로 보는 인간 유형 9가지, 나와 가족 중 최고의 양육자는 누가 좋을까?
유튜브로 취미 채널을 열심히 보다가 우연히 논어에서 인간군상을 9 분류로 나눈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나는 철없을 시절에 철학을 잠깐 탐독했던지라 동양철학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식하지 않고 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유튜브를 통해 내용을 들으니 신선하고 매우 흥미 있게 다가왔다. 물론 학문적인 의미에서의 논어가 아니라, 실용적인 측면을 많이 가공하여 논어를 해석한 내용이라 조금 의역/통합한 부분도 있었지만 확실히 내가 미처 모르고 넘어갔던 부분들이나,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네 싶은 부분들도 포함하고 있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간단히 영상을 보고 나서 요즘 내가 열심히 사용하는 딥시크에도 논어 기준의 인간 분류를 질문해 보았다.
아래는 딥시크의 답변이다.
논어 인간 유형 9단계 – 공자의 가치 기준
《논어》에서 묘사하는 인간 유형을 공자의 가치관에 따라 훌륭한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자는 덕(德), 지혜(知), 어짊(仁)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으며, 특히 수양과 실천을 중요시 합니다.
1. 성인(聖人) – 완전한 덕과 지혜의 구현자
- 공자조차 "나는 성인이 아니다"(《술이》편)라 겸손해할 정도로 이상적 존재
- 예: 요(堯), 순(舜), 주문왕(周文王)
2. 군자(君子) – 덕을 실천하는 이상적 인간
- 의(義)를 행동 기준으로 삼고, 이익보다 원칙을 중시
- "군자는 마음이 넓고 편안하지만, 소인은 늘 근심한다." (《술이》편)
3. 인자(仁者) – 사랑과 어짊의 화신
- "어짊(仁)"은 공자 사상의 핵심.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 "인자는 산을 좋아한다." (《옹야》편)
4. 지자(知者) – 통찰력 있는 지혜로운 사람
- 사물의 이치를 꿰뚫으며, 분별력이 뛰어남
- "지자는 의심하지 않는다." (《옹야》편)
5. 용자(勇者) – 의로운 용기의 소유자
- 용기는 의(義)로 제어될 때 진정한 가치 발휘
- "의로움 없이 용감한 자는 난폭하다." (《양화》편)
6. 선비(士) – 학문과 도덕을 닦는 지식인
- 정치·사회적 책임을 지향하는 유능한 인재
- "선비가 도(道)를 추구할 때, 수치심으로 옷과 음식을 가린다면 논의할 가치가 없다." (《이인》편)
7. 중인(中人) – 교육 가능한 평범한 사람
- 선악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교화될 수 있는 대상
- "중인 이상에게는 높은 도리를 가르칠 수 있다." (《옹야》편)
8. 소인(小人) – 이익에 집착하는 자
- 도덕성보다 물질적 이득을 우선시함
- "소인은 이익에 밝다." (《이인》편)
9. 향원(鄕愿) & 궤변가(佞者) – 가장 경계할 인간형
- 향원: 위선자. "덕의 도적" (《양화》편)
- 궤변가: 말만 번지르르한 속빈 강정. "말재주만 좋은 자는 어짊이 드물다." (《헌문》편)
계층별 핵심 특징 요약
- 1~3위: 성인·군자·인자 – 공자가 추구한 이상적 인간상
- 4~6위: 지자·용자·선비 – 덕과 재능을 겸비한 실천적 인재
- 7위: 중인 – 교화의 대상이지만 희망 있는 존재
- 8~9위: 소인·향원 – 경계와 개선이 필요한 유형
AI와 육아의 만남, 인간 분류로 본 양육자
AI는 어려운 동양철학을 이렇게나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준다. 여기서 1차 감탄했다. 그리고 나는 육아를 하는 부모로서, 아기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기는 양육자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데, 우리 아기의 주변 인물들 중 논어의 평가 기준으로 가장 훌륭한 사람이 아기와 시간을 많이 보내며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아기의 바른 인격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주변 인물들은 어디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물론 공자 역시 논어에서 "사람을 분별하고 나쁜 영향을 끼치는 자를 멀리하라(정확히 말하면 지혜롭게 적당히 거리를 둬라)"는 원칙을 명확히 강조하였다. 타산지석으로 삼으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나의 위치는? 선비를 향한 길
우선 나또한 분별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 아니 가장 먼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궁극적으로 지자를 향해 정진하고자 하되, 현재는 선비의 책임과 역할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걸 논어식으로 표현하자면, 지자 또는 선비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정도로 꾸며 쓸 수 있을 것 같다. 정치 사회적 책임을 진다는 게 뭐 국회의원이 되고 거창한 봉사를 하는 의미라기보다는 열심히 근로하고 세금 많이 내고 물질에 탐욕을 부리지 않고 배움에 힘쓰는 자세 뭐 그런 거라고 개인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선비는 주식/코인도 하면 안 되고, 갭투자도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며 많이들 오해하는데, 부자라고 해서 선비의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니다. 공자의 제자 중 부유한 자도 훌륭한 선비이자 지자로 인정받았다. 구분하자.
남편은 어떤 유형일까?
여기서 남편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가 몹시 궁금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논어의 9가지 인간분류를 복사해서 SNS로 보내주고, 나는 이러이러한것 같은데, (감히) 너는 어디에 해당하는 것 같냐고 물어보았다. 남편은 큰 고민 없이 자기도 선비겠지 뭐. 하고 대충 답변이 왔다. INTP로서 이런 맥락 없고 잘못된 자기 분석은 넘어가줄 수 없다. "당신은 선비가 도를 논할 때 수치심으로 옷과 음식을 가리는 스타일에 해당하기 때문에 선비는 아니야."라고 깔깔 웃으며 얘기해 줬다. 남편은 일하느라 바쁜지 답이 없다. 맹숭맹숭한 반응에 실망한 나는 다시 딥시크에게 남편은 어디에 해당하는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놀랍게도 딥시크는 나의 답변을 충분히 이해해 이전의 응답을 수정하며 결국 내가 충분히 인정가능한 최적의 답변을 결론으로 제공해 주었다. 여기서 다시 한번 AI에 감탄했다. 지적인 유연성이란! (처음에는 남편이 향원이나 소인이라고 답했으나, 내가 이 부분은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일부는 맞다와 같이 의견을 피드백해줌으로써, 납득 가능한 답변을 도출할 수 있었다.) 남편은 중인에서 선비로 가는 과도기라고 한다. 역시 아기의 주양육자는 내가 맞는 것 같다. 남편 미안. 그래도 남편은 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덕을 잠재하고 있으니 자신을 가다듬고 정진하면 지자보다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책임회피용 서비스 멘트 아님)
결론 – 나의 위치, 그리고 삶의 방향
모두들 자신의 위치를 논어에서 살펴보고 더 바른(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면 좋지 않을까? 나쁜 사람을 만나 인생 꼬이는걸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변 사람들 논어의 기준으로 분별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며 사는것 또한 지혜로울 것이다. 나 또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