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대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평소 생활 반경에서 벗어나 고양시 삼송까지 다녀왔다. 원래는 서오릉에서 간단한 피크닉을 즐기려 했는데, 주말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잔디가 습기를 머금은 것 같아 급하게 인근에 세 돌 아기랑 방문할 만한 곳을 찾아보다 이곳을 알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였지만 이곳을 알게 되어 참 기쁘다.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어떤 점이 좋았고, 이곳을 자녀와 함께 방문한다면 미리 알아두면 좋을 꿀팁 몇 가지를 기록하고자 한다.
1. 대형카페 이상의 공간, 삼송 플랜테이션 베이커리
일단 삼송 플랜테이션 베이커리는 매우 외진 숲속에 위치한 대형 카페다. 그런데 다른 대형카페들과 정말 다르다. 덩그러니 외진 곳에 큰 건물과 주차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산 초입에 있는 곳이며(초입이라 산으로 사방이 꽉 막혀있는 것이 아니라 사방이 트여있고 멀리 푸른 산이 보인다. 뷰가 좋다는 얘기.) 카페 건물로 들어서는 멀고 넓은 길에 숲 속 놀이터가 있고, 넓은 연못에 개구리와 달팽이가 살고, 화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카페의 앞마당(뒤편 같지만 앞마당이다)은 한강 잔디밭을 연상케 하는 관리 잘 된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한쪽 구석에는 모래사장이 있다.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넓은 부지의 대형 카페인 것이다.
2. 입장료와 운영시간 안내, 그리고 주차 팁
그런만큼 여기는 입장료가 있다. 주말에만 입장료가 있다고 하는데, 어른 1명 당 2천 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였다. 입장료가 있어서 조금 망설여지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텐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더군다나 입장료가 있어서인지 카페 음료도 보통의 대형카페들보다 조금 저렴하니 손해는 아니다. 주차장은 가까운 공터에 아주 넓게 있는데, 주차장 들어서자마자 주차하면 동선이 가장 짧다. 괜히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바깥쪽에 주차해서 조금이라도 체력을 아끼자.
그리고 여기서 첫 번째 팁. 운영시간은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오후 6시 아니구요 오후 4시요. 나는 2시 반에 도착한지라 운영 시간을 보고 너무 당황했다. 그래도 직원분들이 매장 정리하고 마감하는 시간이 좀 있어서, 실질적으로 야외 놀이터나 연못을 즐기는 건 4시 반 정도까지 가능했던 것 같다. 시간이 다 됐으니 칼같이 나가라고 모질게 쫓아내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 두 시간 정도 체류 했는데, 당연히 더 오래 있었다면 훨씬 좋았겠지만 2시간 정도면 이곳을 그래도 어느 정도 둘러보고 핵심 요소들을 누려보기에는 전혀 손색없었다.
3. 식사와 베이커리 구성, 피자&빵 팁
식사류는 쌈밥 정식을 1인당 2만 원에 판매하는 한식당이 별도 건물에 있고(다른 저렴한 메뉴도 있다. 쌈밥이 대표 메뉴), 본관에서는 피자 4종류와 베이커리류,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판매한다. 피자는 1판에 2만 원인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 화덕피자이며, 나는 마르게리따 피자를 시켜 먹었는데 일단 주문하고 음식이 꽤 빨리 나와서 좋았고, 어른 4명이 먹기엔 당연히 조금 부족하고, 보통의 남녀라면 1판 시켜서 나눠먹으면 적당할 것 같은 양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두 번째 팁, 베이커리는 늦게 도착해서 이미 빵이 거의 다 팔려서 소보로 빵 2개만 남아있어서 굳이 시켜 먹지 않았다. 여기 그래도 빵 맛집, 피자 맛집으로 유명하던데 빵순이 빵돌이라면 일찍 가야 할 것이다.
4. 연못과 숲 속 놀이, 채집놀이 장비 팁
세 번째 팁, 곤충과 물고기 채집을 좋아하는 자녀가 있다면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챙겨가라. 나는 후기를 급하게 읽고 가느라 잠자리 채가 아니라 주방에서 사용하는 손잡이 달린 뜰채(채반)를 챙겨 갔는데, 이걸로는 택도 없다. 팔이 짧은 아기가 직접 개구리나 물고기를 잡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연못을 휘젓기라고 시켜볼 요량이면 제법 손잡이가 긴 뜰채(아니면 잠자리채)를 챙겨가는 게 좋다.
나는 장비 부족으로 주방 뜰채와 다 마신 커피컵을 사용해 개구리(엄지손톱만 한 작은 개구리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세 마리를 2시간 동안 키우고 다시 연못으로 보내주었다. 지난주에도 왔었던 꼬마 말에 의하면, 지난주에는 뒷다리 밖에 없었는데 오늘 와보니 다들 앞다리가 생겼다고 한다. 아마 다음 주에는 애들이 좀 더 커 있겠지. 작은 개구리가 보고 싶다면 애들이 커버리기 전에 지금 빨리 방문하자. 그 밖에 달팽이, 나비 등등 다양한 곤충들이 살고 있다.
공놀이나 비눗방울, 모래놀이를 좋아한다면 해당 장비들을 챙겨 오자. 육아는 장비빨이니까. 참고로 모래가 상당히 두껍게 깔려 있어서 땅굴을 파거나 높은 산을 쌓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결론: 짧지만 알찬 하루, 아이와 보내기 좋은 숲 속 공간
칭찬일색의 후기라 비교적 냉소적인 나도 이런 글을 쓰자니 좀 어색하다. 하지만 내가 느낀 그대로 가감 없이 쓴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운영 시간이 매우 짧으니 그게 흠이라면 큰 흠이다. 그래도 조금 부지런해진다면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를 위해 아침부터 오후까지, 하루를 이곳에서 보내기에 참으로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