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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로육아] 예민한 아기는 퍼버법으로 수면교육 하지마라

by 참견하는 INTP 202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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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를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들다. 아기는 시간이 흐르면 어린이가 될 테니 끝은 있지만 단기간에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부치는 힘듬이라고나 할까! 특히나 수면과 관련해서 부모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죽하면 육아 통설 중 "100일의 기적"이라는 말은 아기가 100일을 기점으로 통잠을 잘 수 있다(잘 수 있다의 뜻이지 반드시 잔다의 의미는 아니다.)를 뜻하는 말이다. 그만큼 갓난아기는 잠을 쉬이 못 잔다.

1. 순한 아기 vs 예민한 아기, 척도는 등센서와 낯가림

이 아기가 순한 아기인가, 아니면 조금 예민한 아기인가의 척도 중 하나는 등센서가 얼마나 섬세한가와 낯가림이 있는가로 주로 가늠할 수 있다. 필자의 아기의 경우 등센서는 매우 섬세했으나 태생적으로 잠이 많은 아기였다. 낯가림은 없지만 장소가림이 심하기도 했다. 참고로 또 다른 아기의 경우 신화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유니콘 베이비였는데, 아무 데나 내려놔도 잘 잤고,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 안아줘도 낯가림이 없는 극강의 효자였다.

하지만 예민한 아기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유니콘 베이비라고 안심해서도 안된다. 1그 유니콘 베이비는 10년 후 어린이로 성장하여 공부도 지지리도 안하고 밥도 열심히 안쳐먹어서 우리 엄마에게 등짝을 상습적으로 얻어맞았다. 한번 유니콘이 영원한 유니콘이 아니듯 예민한 아기도 영원히 예민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예민한 부모들의 지상과제는 예민한 아기를 성장하면서 무던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서히 감화시키는 것이다.

2. 잠도 교육할 수 있을까?

이 내용은 전체적인 성격 측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잠이라는 분야에 한정하여 보더라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극강으로 민감한 등센서를 보유한 갓난아기라도 부모가 어떻게 길들이느냐에 따라 나중에는 잠잘 시간이 되면 혼자 방으로 기어가 대자로 뻗어 낮잠 자는 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3. 수면 교육과 퍼버법의 정체

한동안 수면 교육이라는 주제가 육아맘들에게 이슈가 되었었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교육법이 퍼버법이었다. 퍼버법이란 아기를 부모와 분리해서 재우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데, 쉽게 표현하면 아기를 하드 트레이닝 시켜 비교적 단기간에 부모가 수면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공략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구지 퍼버법을 "하드 트레이닝"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아기는 잠(수면)이라는 행위 자체가 당연히 낯설고 처음이기 때문에 잠드는 것 자체를 엄청나게 무서워한다고 한다. 잠에 빠져든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졸음이 와서 정신이 아득해지는 그 순간이 잠의 정체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 갓난아기에게는 다시는 깨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공포 속으로 빨려드는 기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서 잠이 들 것 같다가도 아기를 내려놓으면 등에 바닥이 닿는 이전과 다른 감각을 통해 정신이 번쩍 들게 되면서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위험한 상황인데 엄마 나 좀 도와줘! 하는 심정으로 온 힘을 다해 울어재끼는 것이다.

이때, 퍼버법에서는 아기가 울더라도 즉시 아기를 달래지 말고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일정 시간이 흐른 후 당연히 계속 울고 있을 아기를 그때서야 안아서 다시 달래주고, 다시 내려놓고, 아까보다 조금 더 오래 울렸다가(기다렸다가 보다는 울렸다가 라는 표현이 더 명확하다.) 다시 안아주고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아기를 울리는 시간을 점차 길게 가져가며 최후에는 울지 않고 혼자 잠들 수 있도록 아기의 마음을 단련시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4. 퍼버법의 장점과 진짜 효과

이런 식으로 아기가 정말 어릴 때부터 훈련한다면(훈련이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여타의 수면 교육법에 비해 획기적으로 단기간에 아기가 혼자 잠들 수 있게 된다. 특히나 이 방법의 좋은 점은 아기를 재울 때 안아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아기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아기는 하루에 하루가 4번씩 찾아오는데 그때마다 아기가 잠들 때까지 몇십 분이고 안아줄 필요가 없고, 혹여나 잠든 지 30분 만에 깬다고 하더라도 다시 퍼버법으로 재우면 되니 역시나 안아줄 필요가 없다.

사실 아기를 재우느라 안아서 흔드는게 얼마나 힘든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특히나 새벽에 잠도 못 자고 갓난아기를 재우느라 비몽사몽으로 아기를 안고 흔들고 있는 내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5. 아기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면

다만 생각해봐야 할 점은 이 퍼버법은 갓난아기를 대상으로 하는 하드트레이닝이라는 점이며, 그 효과도 결국엔 부모가 아기를 덜 안아주는 것이 된다. 아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뭘까? 울지 않고 잠드는 것일까? 엄마아빠 팔이 멀쩡했으면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퍼버법을 실행하면 처음에는 혼자 남은 아기가 정말 미친 듯이 울며 엄마아빠를 부르는데, 이를 꽉 깨물고 아기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참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아기가 점자 덜 운다. 이것은 아기가 자포자기했거나, 울다 지쳐서 잠드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다.

이게 과연 아기에게 긍정적인 경험일까? 이렇게 생각한다면, 퍼버법은 솔직히 말해 아기보다는 부모가 얻는 효과가 훨씬 큰 방법임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퍼버법을 성공해서 부모가 푹 자고 내일 쌩쌩한 에너지로 아기랑 더 잘 놀아줄 수 있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퍼버법을 알면서도 아기의 입장에서 생각해 퍼버법을 시도하지 않은 부모의 경우, 정신이 돌아버리지 않는 한은 육아에 항상 최선을 다할 것임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결론: 퍼버법, 선택은 부모의 몫

퍼버법을 이미 진행하여 육아를 진행한 부모를 비난하는 글은 전혀 아니고, 퍼버법을 하는 게 맞을까 아직 망설이는 사람에게 참고가 되고자 쓰는 글임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특히나 아기가 예민하다면 더더욱 퍼버법은 지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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