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세고시, 4세고시 그리고 영재원에 대한 관심
제이미맘 덕분에 전 국민이 알게된 7세고시와 4세고시로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필자 주변의 초등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이번에 자녀가 어디 영재원을 들어갔다 어쨌다 등 자랑을 내포한 수다가 많은데, 그래서 나도 '영재원이 뭐야? 강현이 같은 천재들만 가는 곳인가?' 하고 궁금해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서 대치에서 영재교육학원(영재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원인 것 같다.)을 운영하고 있는 정ㅇㅇ 원장님의 인터뷰 내용이 뜨길래 1시간 짜리 긴 영상이지만, 열심히 시청하게 되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필자의 감상을 적어보려 한다.
2. 영재원의 종류와 입학 연령
먼저 영재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학부모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순서대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대부분 술자리등에서 자랑하는 경우라면 1. 대학교부설 영재원에 입학한 경우가 많다.
- 대학교부설 영재원 (서울교육대학교부속영재원, 서울대부속영재원 등)
- 영재학급 (사립초등학교에서 운영)
- 도청 영재원
영재원에 입학하는 연령은 보통 초등학교 3학년부터인데, 요즘은 되려 3학년은 잘 안뽑는 추세라고 한다. 뽑더라도 정보(소프트웨어, 파이썬 활용)분야 쪽으로만 뽑는다고 한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교과과정에 집중하기 위해 영재원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3~4학년때부터 매년 꾸준히 응시하면 결국에는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 전형 절차와 시험 난이도
전형 과정은 서류전형(담임 선생님 추천서, 자기소개서) - 지필고사 - 면접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코로나 시절에는 지필고사가 없었으나 최근에는 지필고사가 치뤄지는 경우가 많고, 지필고사의 경우 서울교대영재원의 경우를 예를 들면, 중학교 2학년 2학기까지의 선행과정을 포함하고, 3~5학년이 동일한 시험을 본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이 응시하게 되면 중학교 2학년 2학기에 해당하는 문제가 출제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시무시하다.) 이런 이유로도 초등학생들이 일찍부터 선행학습이라는 명목하에 공부 학대가 이뤄질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과학탐구(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과학을 선행해주는 학원도 있다고 하니, 놀랍지도 않다. 물론 지필고사는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고, 지방 영재원의 경우 지필고사는 생략하기도 한다고 한다.
4. 추천서, 자소서, 면접 준비
추천서를 위해서는 학기 초부터 담임 선생님께 넌지시 미리 얘기를 해두는게 좋다고 한다. 그래야 선생님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자녀의 수준을 파악하고 추천서를 풍부하게 적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미리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는 보통 4문항 정도인데, 자소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의 경우 6문항이 출제되기도한다. 면접은 1:1로 진행되며, 수학 및 과학을 포함한 면접이 진행되는데, 의외로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성 면접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기출이나 예상 질문들을 대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수험생처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습을 시켜주는 학원도 있다고 한다.
5. 학원 없이도 가능? 학교별 영재상 고려하기
다만 원장님은 학원만이 정답은 아니며(당연하다.) 8월에 영재원 모집 요강이 나오니, 8월부터 해당 특강을 듣거나 유튜브 등을 통해 준비를 해도 합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컨텐츠가 유튜브에 널려있음을 필자가 확인 하였다. 그리고 학교마다 원하는 영재상이 있어, 그에 맞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예를들면, 성균관대/고려대 인문사회 영재원의 경우 융합 측면을 중요시해서, 수학/과학/발명/정보를 다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그런 융합적인 지식이나 적성이 보이는 학생을 선발할 테니 각자의 자녀를 잘 살펴보고 아이에게 맞는 영재원을 보내야지, 영재원의 타이틀만 보고 보내면 실패하게 된다고 한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서울대는 교과가 아니라 탐구 중심의 영재원이고, 연세대는 교과 중심의 영재원이기 때문에, 장래에 자녀가 영재고등학교로 진학할 목표가 있다면 연세대 영재교육원으로 보내는것이 적합할 것이다.
6. 영재원 다니는 기간과 입시 영향
영재원에 합격했다면, 영재원을 얼마나 다녀야 할까? 영재원은 부모가 라이딩을 해줘야 하고, 시간을 꽤 소요하기 때문에 과연 영재원을 얼마나 다녀야 할지 궁금해하는 학부모가 많다고 한다. 원장님은 영재원은 초등학교 3학년 ~ 중학교 1학년까지 다니면 가장좋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내신, 대입 준비를 위해 드랍하게 되기 쉽다. 영재원이 대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건 아니지만, 민사고와 영재고 등을 목표로 할때는 영재원 이력을 중요하게 본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 고등학교의 상위권을 살펴보면 거의 다 영재원 출신이기도 하다.
7. 사고력수학과 교과수학, 그리고 융합학습
사고력수학/교과수학/영재수학은 다르다. 그러니 경험과 이해의 폭을 위해 자녀가 진짜 영재가 아니더라도 영재원을 경험시켜주는것은 아주 귀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연세대학교 부속 영재원은 고등학교 교과 과정까지 공부해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교과가 빡센 편인데,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때 올림피아드 등을 준비하다보면, 다루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영재원에서는 그런 부분을 학문적인 접근으로 가르쳐줘서 정리가 되는 이점이 있다. 또 한, 융합적으로 수학을 배우게 되면, 사고력을 다진 머리가 더 오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면이 있기 때문에 향후에 어려운 과정을 학습하게 될 때에도 유리할 수 있다. 그래서 원장이 추천하는 코스는 초등학교 3학년에는 사고력 수학, 초등학교 4학년 부터는 교과학습을 선행 시키는데 아이의 속도에 맞게 시키는것이 필요하고, 조금 더 이해가 뛰어나는 경우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과학습 선행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물론 원장님의 개인 의견이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초등학생 때는 열정있고 목표가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게 중요하다는 말을 잊지 않으셨다.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다.
8. 저학년이라면 체육활동이 먼저
그리고 자녀가 만약 초등학교 1~2학년이라면, 교과가 아니라 체육활동을 꼭 시킬것을 강조하셨다. 공부는 체력이고, 어린 자녀의 예체능 특히 체육활동의 경우 이미 너무 많은 전문가 인터뷰에서 강조하고 계속 또 강조되는 얘기라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9. 우리 아이는 영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영재원에 보내야 할까?
사실 아이가 어릴때 부모들은 우리 아기가 천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흔히 한다. 제 눈에 안경, 콩깍지가 제대로 씌인 것이다. 실제로 많은 아기들이 그 시절에는 어른들이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모가 발휘될 때마다 어른들이 감탄하며 천재설이 등장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 점을 알고 있기에 오히려 부모들은 '우리 애는 영재가 아닌데 영재원을 가는게 맞아?' 하는 의문이 더 생기기도 한다. 거기에 원장님은 영재가 아니더라도 영재원에서 교과에 접근하는 방법 자체만으로도, 영재원에서의 경험 만으로도 아이 인생에 의미가 있으니 한 번 도전해 보라고 완곡하게 설파하신 인터뷰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