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책: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최근 꾸역 꾸역 읽은 책이 하나 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라는 책인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수능대비 고등학생 필독도서에 들어간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경제학원론 수업을 한 학기라도 들은 사람들이 읽어야 그나마 책장이 넘어갈만한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경제학 이론들의 암기를 이해를 바탕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다. 경제학 거장들이 주장한 유명한 경제이론을 그들의 인생을 들춰보아 왜 이런 이론을 제시할 수 있는지 그 뿌리를 이해하는데는 상당히 주요한 책이다. 다시말해, 경제 이론을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 읽어야 비로소 이 책을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는 말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조기교육의 실태
그런데 이 책을 통해 특별하게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무려 1800년대 유럽에서도 작금의 사교육 열풍과 유사한 심각한 조기교육이 성행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무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경제학자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엘리트 이면서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직접 영아기 시절부터 엄청난 공부를 하며 자랐다. 영국사람임에도 3살에 그리스어를 마스터했는데 요즘으로 치면 만 3세에 영어유치원을 다니며 2개 국어를 익히기 시작해 2년만에 원서로 된 소설을 독파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다. 조기교육 대표주자 답게 만 6세에는 기하학과 대수를 익히고, 수년 후 물리학과 화학에도 정통할 정도로 수학, 과학 선행도 쫙쫙 나갔다고 한다. 그리하여 17살에는 당대의 거장들과 의견을 주고받을 정도로 학문적 완성도가 아주 높았다고 한다. 엄청나게 빡빡하고 학대에 가까운 조기교육 커리큘럼임이 분명함에도 존 스튜어트 밀은 그 과정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더 나아가 학문적 성취를 조기 달성한 것을 보면, 그는 분명 천재 아니면 영재임이 분명한 것 같다. 티쳐스 프로그램에서 가끔 보는 아이큐 130 이상의 영재들만이 몇 년 앞선 교과과정을 무리없이 익히는 것에 반해 평범한 다른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천재였지만, 부모와의 애착은 부족했다
다만 필자가 존 스튜어트 밀의 유아기에서 느낀 안타까운 점은 부모로부터 애착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혹독한 가정교사의 역할만을 수행했을 뿐이고, 그의 어머니 또한 따뜻하게 자식을 품어줄 위인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당연하게도 우울함과 정신적인 불안의 고통을 진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 어떤 것에서도 즐거움을 찾지 못했고, 항상 절망에 빠져 있었고 비관적인 사람이었다. 유년기 시절 부모와 안정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는지를 이 책에서 존 스튜어트 밀을 통해 아주 자세하고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일화들이 상세히 적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20대 중반 존 스튜어트 밀은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새 인생을 찾게 된다. 만 3세 경 형성된 애착유형은 평생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주며, 이를 극복하는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모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반인과 다른 무언가를 타고 난 사람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학문에 대한 깊이만큼 관계에 대한 열망과 헌신이 남달랐던 것인지 뒤늦게나마 안정 애착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대상이 3명의 자녀를 가진 유부녀였다는 점은 적잖은 충격이다. (그는 그녀가 남편과 사별하고 나서야 플라토닉 사랑을 종결하고 혼인을 했다고 한다.)
애착을 바꾸고 찾은 행복의 철학
그가 안정애착에 들어서고 나서 그는 행복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시작하며 자신의 이론을 완성시킨다. 행복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른 무엇을 목적으로 하면서 지나가는 길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존 스튜어트 밀이 자신의 불안정 애착을 인생 후반기에 안정 애착으로 바꿀 수 있었던 사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한번 형성된 애착을 변경하는 것은 결코 쉬은 일이 아니다. 저렇게 비상한 인물도 불안정 애착으로 인해 인생의 절반 가까운 세월을 괴롭게 살게 될 정도니, 평범한 두뇌를 소유한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지나친 조기교육과 더불어 불안정애착이 형성될 경우 미래의 아이들의 정신상태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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