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불안, 때론 이해되지 않을 때
불안한게 많은 아이라 때때로 이게 왜 불안하다는건지 이해가 안될 때도 참 많다. 특히 시간이 긴박한데 아이가 불안하다며 일정이 무한 딜레이가 될 때, 거금을 치르고 힘들게 귀한 기회를 잡아서 드디어 내 아이 차례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잘 있다가 막상 자기 차례가 되니 불안하다 무섭다며 안하겠다고 몸을 뒤로 빼며 뻐팅길 때, 정말 당황스럽고 그러면 안되지만 아이한테 짜증까지 내게 되는 것 같다. 우리아이는 왜 이런가 답답하기도 하고 예민한 남편 탓을 해보기도 한다. 얘가 너 닮아 그런거다 라며. 사실은 이 놈이랑 결혼한 내 잘못인데 말이다.
전문가의 시선: 도서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저자의 조언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이라는 책을 쓴 소아정신과 전문의 최치현 교수님의 인터뷰를 통해 예민한 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주요 내용만 정리해보겠다. 예전에는 어릴 때는 그냥 좀 예민한 앤가 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하고 기다려 보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하는데(한 마디로 그냥 손 놓고 아무것도 안했다는 말) 이런 경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서까지도 계속 예민해서 학교 생활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이렇게 그냥 "아몰랑" 상태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애는 계속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듯 계속 더 더 더 예민한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절대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유념하자.
예민한 아이, 성향은 언제부터?
예민한 아이들은 자라면, 심한 경우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서 초등학교를 혼자 못가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런경우는 전문가의 개입이 당장 필요한 경우로 심각한 상황이다. 보통은 관계에 대해 예민한 경향을 보인다. 친구가 한 말 한마디가 신경쓰인다거나 혹시 내가 아까 친구한테 한 말에 친구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하고 지나치게 신경쓰는 경우다.
예민한 아이는 신생아때부터 예민한 성향을 보인다. 환경이 달라지면 바로 알아채고 운다거나. 한 번 울면 울음이 잘 그쳐지지 않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첫 째는 무던한데 둘 째는 예민보스 일 경우 부모가 바로 직감적으로 안다. '아, 둘째는 예민하네.'
그렇다고 해서 예민한 것이 100% 유전적인 것만은 아니다. 환경적인것 의 영향도 받는다. 환경이라고 하면, 부모의 양육태도가 대표적이다. 부모 자체가 예민하거나 걱정이 많은 경우 아이에게 예민한 특성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민함은 수신 능력? 장점으로 바꾸는 방법
예민하다고 해서 꼭 나쁜 것, 잘못된 것은 아니다. 수신기능이 좋다는 특징 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잡음 제거 기능이 잘 작동해야 그 좋은 수신기능이 훨씬 쓸모가 있다.
예민함을 잘 조절할 수 있는 훈련이 될 경우 예민한 것의 장점 중 하나는 소리나 촉각에 예민한 경우 반대로 행복감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민한 아이, 양육은 왜 힘든가?
다만 예민한 아이를 양육할때는 부모가 신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어쨌든 예민한 아이의 성향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목적은 예민한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예민함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임을 빨리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사례: 바람이 무서운 아이
예를 들어 바람 소리가 부는 것을 듣고 불안해 하는 아이가 있을 수 있는데, 왜 불안해하는지를 파헤쳐보면, 바람이 불어서 자기가 멀리 날아가거나 엄마가 바람에 날아가서 사라질까봐 두려워서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필자의 아이는 작년에 필자와 함께 밖에 있다가 갑자기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리자 무서워 했는데, 왜 무섭냐고 물으니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날아갈것 같아서"라고 대답을 했었다.
교수님이 전한 2단계 대처법
- 공감: 아무리 비현실적인 걱정이라고 하더라도 우선 진심으로 공감해준다. "그러게, 엄마도 사라지게 그렇게 되면 걱정될거 같아. 엄마도 그런거 싫거든."
- 긍정 전환: "너가 엄마를 정말 사랑해서 엄마를 걱정해준 거구나?" 같은 말로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 조절 훈련,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의 수준에 맞는 도전적인 상황을 시도해보자. 만약 아이가 힘들어 하면, 1단계 안정 + 2단계 긍정전환 솔루션을 적용해준다. 그 다음에는 전보다 더 쉬운 상황(easy mode)을 제공한다. 자극의 정도를 아이 기준에 맞춰 조절하면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모가 화나는 진짜 이유
모든 아이는 예민한 면이 있다. 구지 우리 아이를 예민한 아이라고 라벨링 할 필요가 있을까? 부모입장에서 아이가 너무 불안해 하면 부모가 화를 내가 되는데, 이것은 아이를 오해했을 때 가장 화가 나는것 같다. 아이의 특성을 의지와 노력으로 보면 화가 난다.
예를 들어, 한겨울 어린이집에 잠옷을 입고 가려는 아이랑은 싸우지 말고 그냥 그대로 입혀 보내자. 대신 추우니까 코트를 들고 같이 나가서, 아이가 춥다고 하면 그때 주면 된다. 아이는 자존심이 쎄서 대답은 하지 않겠지만 다음번에는 아마 조금 더 수월하게 옷을 갈아입혀 등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민한 아이의 양육, 부모의 전략이 답이다
그냥 그럴땐 니 뜻대로 한 번 해봐라 내버려 두는 것이 서로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고, 불필요한 실랑이를 줄여 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화가 날 일이 참 많으니 미리 참고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