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은 오늘. 의식의 흐름대로 쓰면 어떤 글이 될까?
아이가 세돌이 되면 그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것이 좋다고 한다. 하루 종일 집에서 노는 것 보다는 새로운 장소에 가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라는 말이다. 필자는 아기가 100일 이었을 때부터 지나치게 새로운 장소를 많이 돌아다닌 탓인지 그 때는 매일 매일 새로운 곳을 아기에게 보여주려 많이 노력했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그럴 의욕이 많이 사라진 상태인것 같다. 심지어 아기가 100일 정도일때는 새로운 곳을 자꾸 데려가기 보다는 익숙한 장소에서 부모와의 친밀한 경험을 통해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 애착형성에 더 좋다는 얘기도 있던데 어째 거꾸로 하고 있는 듯 하다. 가끔 그 시절 아기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면 가끔 얼어있는 표정이나 불안해 보이는 표정들도 보이던데(그 땐 그 표정이 그런 의미인 줄 몰랐다) 그래서 그랬나 싶기도 한다. 그 때에 비해 한 층 더 늙어버린 나의 나이 탓에 체력이 달려 아이와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하러 떠날 의욕이 더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 물론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았던 두돌 무렵에 일년 간은 매일 아이와 버스를 타고 수원의 곳곳을 다 돌아다녔다. 생각해보면 그 행동을 지금 했으면 더 좋았을까 싶기도 했는데, 그래도 어린이집에 일찍 보내지 않은 것(정확히는 보내지 못했던 것)은 잘 한 일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 갈 곳이 없기도 하다. 이미 근처의 박물관과 유적지, 명소는 이미 다 다녀와서.
그래도 어딘가로 떠나긴 해야 할 것 같아서 돌아오는 이번 주말에 할 만한 것들을 생각해 본다. 제일 먼저 생각해두었던 동탄에 새로 개장했다는 동탄 패밀리풀은 우려했던 대로 화성시민들이 이번 주말 풀 부킹을 한 상태라 갈수가 없었다. 올해 한시적으로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런건지, 화성시에 특별히 아이와 갈 만한 시설이 부족한 것인지 인기가 폭발적이라 올해 안에 화성시민이 아닌 일반 시민에게도 방문할 기회가 주어질른지 모르겠다.
여주의 곤충 박물관은 어떨까? 어릴때 아이가 곤충을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는 좀 커서 그런지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곤충에 관심이 남아있다. 길을 걸어가다가 지렁이를 보면 자기 물통에 있는 물을 조금 부어 주자고도 하고, 달팽이를 발견해서 좋아하기도 한다. 여주 곤충 박물관은 예전에 한 번 다녀왔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아기도 예전에 왔던 곳이라는 걸 잊어버렸을 것 같으니 한 번 더 다녀와도 되지 않을까? 물론 지금은 길가에 있는 하수도나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정수처리 시설, 풍선에 바람넣는 기구, 공사장의 크레인, 송전탑, 등대 같은 것을 가장 좋아한다. 작고 귀여운(?) 곤충을 좋아하던 아기는 어쩌다가 이런 삭막한 시설물들을 좋아하게 된걸까... 참고로 이 아이의 오랜 장래희망은 공사장 아저씨다. 공사장에서 아저씨들이 일하는걸 30분을 구경하기도 하고 얼마전엔 길을 가다 공사장에서 소형 포크레인을 보고는 이번 자기 생일엔 "아기 포크레인"을 사달라고 하는데, 일반 포크레인보다 상당히 작고 귀여워서 어린이용이라고 생각한건지 갑자기 사달라는 말을 해서 놀랐다. 그게 최소 3천만원부터 시작하는 거라는걸 알고 하는 말은 아니겠지.
되도록이면 등산도 자주 갔으면 좋겠다. 등산을 하는게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아이들을 위한 감각통합 수업 대신 추천을 많이들 하고, 체력도 키울 수 있고, 자연도 관찰 할 수 있어서 아이한테는 최적의 운동인 것 같은데, 당장 나부터가 등산을 싫어하다보니 마음만 있지 실천이 어렵다. 그래도 주말에 할 일이 없는 주가 있다면 무지성 등산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번주는 유난히 힘이 없는 한 주다. 원래 커피나 단 음료도 거의 마시지 않지만 이상하게 오늘따라 진하게 내린 아이스 커피에 크림도 얹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카페 브륄레 프라푸치노나 아이스 밀크카라멜 라떼를 먹어야겠다. 그래도 혹시나해서 성분을 찾아 보니, 카페 브륄레 프라푸치노가 당이 30g 이라는데 좀 망설여 지긴 한다. 내가 오늘 이 30g 짜리를 먹으면 훗날 병원에서 후회를 할까? 아니면 오늘 순간의 기쁨이 비할 바 없이 더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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