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아기, 약 먹이다 토할 때 대처법
필자의 아기는 갓난아기 시절 정말 예민한 아기였다. 입맛 또한 예민하기 그지 없었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숟가락이 있어서 그 이유식 숟가락이 아니면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맛에도 정말 민감해서 조금이라도 새로운 맛이거나, 입맛에 찰떡맞지 않으면 거부하기 일쑤였다. 그 중 가장 절망적이고 화가 날때는 한입 먹고 토를 하는 경우였다.
사과 퓨레를 먹이면 토하는 아기
이유식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무렵, 후식으로 남들 다 먹인다는 사과를 갈갈갈갈 갈아서 아기가 허락하는 그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었다. 낼름 한 입 받아 먹는가 싶더니 이내 표정이 이상해지며 와르르르 토를 해버리는 것이다. 방금까지 아기를 어르고 달래며 겨우 겨우 1시간 동안 먹인 80ml의 이유식이 기적적으로 0ml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성질 더러운 남편은 화를 내며 방으로 들어가버리고(아마도 아기의 예민한 성질머리는 아빠에게서 유전된 것으로 합리적 의심 중이다.) 나는 혼자 아기도 닦아주고 식탁도 치우고 눈물겨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 비슷한 일을 이후로도 한 번 더 겪은 뒤로는 한 동안 사과를 절대 먹이지 않았다.
약을 먹이면 바로 토하는 아기, 식전 투약이 해답
이렇게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을 토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대단한 성질머리를 가진 아기의 경우, 약먹이는 일도 정말 어렵다. 아기는 6개월이 지나면, 모체로 부터 받은 면역력이 소멸되면서 잔병치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증세가 심한 경우 병원에 가면 항생제를 포함해서 약을 처방해준다.
항생제가 있는 경우는 특히나 쓴 맛이 나서 정말 최악인데, 용법대로 식후에 이 약을 먹이면 아기는 100이면 100 무조건 토를 했다. 식사때와 30분 시간을 두고 먹여도 어김없이 아기는 위장의 모든것을 비워냈다. 안그래도 안먹는 아기가 토를 하면, 부모의 스트레스는 가중되기 마련이다.
실전 팁: 약 먹이는 위치와 자세
그래서 필자는 식전에 약을 먹였다. 어차피 간식도 안먹는 아기라(입 짧은 아기가 간식을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나.) 거의 공복 상태라서 아기는 토를 할 수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아기를 수유 자세로 안은 다음에, 입 안의 옆쪽 벽쪽을 향해 약병을 짜준다.
입안의 정면을 향해서 쏘면 절대 안된다. 혀에 약이 닿으면 쓴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혀가 닿을 수 없는 입 안의 벽쪽을 향해서 쏴주는 것이다. 그러면 아기는 헛구역질을 할 때도 있는데, 그래봤자 속이 비었기 때문에 토 걱정을 할 일은 없다.
물을 먹이거나 밥을 먹이는 것은 이 다음에 하면 된다. 그럼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식사를 진행할 수 있다.
식전 투약은 안전한가요?
아기가 빈 속에 약을 먹으면 위를 상하게 하는게 아닐까? 아기(신생아)를 위한 약은 아주 소량이며 해가 거의 없는 성분이기 때문에 괜찮다. 이렇게 식전에 약을 먹이고 아기가 배앓이나 컨디션이 안좋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식후에 바로 약을 먹여서 토를 하게 되면, 아기도 자신이 토를 했을 때의 기분이 싫고 찝찝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항상 울음바다였고, 컨디션이 더 안좋아지기 일수였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와 유사하게 약만 먹으면 아기가 토를할 경우 식사 바로 전에 약을 먹이는것을 추천한다. 물론 약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감기약의 경우이다.
마무리: 예민한 아기에게 약 먹이기, 좌절하지 마세요
별거 아닌 팁이지만, 예민한 아기에게 약을 먹이느라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면 이번 포스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